이윤희는 서양의 종교/신화적 세계관과 서사의 집대성인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삶의 역경을 극복하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한 소녀의 무용담’으로 재해석하여 재현의 형식이 아닌 본인만의 서사와 세계관을 구축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개인전 『성흔:The Stigmata』 을 통해 작가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작가 본인이 구축한 세계관을 중심으로 인간의 본질인 “욕망과 불안”,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인 “치유”에 관한 서사입니다.



작가는 각 유닛을 제작하여 재조합의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하는데 이 과정은 고전서사가 작가의 작품에 착안되는 방식과 유사성을 띕니다. 이 과정에서 중세 유럽의 제단, 바로크 양식, 그로테스크 문양과 불교의 감로탱화, 역사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계를 넘나드는 도상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러한 흔적들은 역사의 흔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방대한 서사의 장치들로 기능합니다.

이 지점에서 작가는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하여 재탄생시키는 방식으로 본질에 대한 극복의 과정을 ‘치유’의 과정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시각화의 방식으로 구현합니다. 다양한 탈경계적 유닛들의 조합으로 완성되는 작품은 다소 이질적이고, 모순적으로 시각화되지만 하나의 알레고리로 작용하며 이를 바라보는 감상자는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작가가 작품과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치유’에 대한 해석을 가능케 합니다.


*작품 색상은 사용자의 모니터에 따라 실제 색상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